월드컵 트로피 마주한 차범근 "밉다…손자 세대가 꼭 안았으면"

월드컵 트로피 마주한 차범근 "밉다…손자 세대가 꼭 안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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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 트로피 투어에 한국 축구 레전드들 참석해 응원 메시지

모형 트로피 든 차범근과 시우바
모형 트로피 든 차범근과 시우바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피파 월드컵 북중미 2026 트로피 투어에서 차범근(왼쪽)과 지우베르투 시우바가 레플리카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1.16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트로피를 마주하고는 후배들이 한번 안을 수 있기를 바랐다.

차 전 감독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FIFA 월드컵 트로피 투어 미디어 행사에 참석해 후배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트로피는 오는 6월부터 캐나다, 멕시코, 미국이 공동 개최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우승국에 수여할 공식 트로피다.

차 전 감독은 아들인 차두리 화성FC 감독을 비롯해 이영표 축구 해설위원, 구자철 레드앤골드풋볼 아시아 스포츠 디렉터와 함께 한국 축구 레전드 자격으로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차 전 감독은 우리나라가 1954년 스위스 대회 이후 32년 만에 출전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는 선수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는 대표팀 사령탑으로 참가했다.

월드컵 트로피의 베일을 벗긴 차 전 감독은 대뜸 "미운 감정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이 월드컵, 그러나 희망을 갖는다"고 말을 이어갔다.

스위스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끈 고(故) 김용식 감독도 언급했다.

차 전 감독은 "우리 김용식 원로 선생님이 대표팀을 이끈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을 시작으로 1986년에 우리 세대가 32년 만에 본선에 진출했다. 2002년(한일 월드컵)에는 우리 아들 세대가 4강에 올랐다"면서 "그래서 우리 손자 세대에는 이 월드컵을 우리가 한번 안아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가져본다"고 덧붙였다.

40년 전 자신처럼 올해 멕시코에서 월드컵 조별리그를 치를 대표팀도 응원했다.

차 감독은 "개인적으로 우리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으로 팬들의 기대를 충족해줬으면 좋겠다. 큰 부담 갖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자기 모든 것을 쏟아 경기 결과에 만족했으면 좋겠다. 팬들이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대표팀 파이팅!"을 외쳤다.

대표팀 응원 나선 네 명의 축구 레전드
대표팀 응원 나선 네 명의 축구 레전드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피파 월드컵 북중미 2026 트로피 투어에서 참석자들이 응원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두리, 차범근, 이영표, 구자철. 2026.1.16 [email protected]

이날 레진드들은 '북중미를 향해! 하나 된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보드에 자필 메시지와 서명을 남겼다.

차 전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때 붉은악마 응원단이 카드섹션으로 선보인 문구인 '꿈은 이루어진다'를 적었다.

그는 "삶을 돌아보면 가만히 있는데 스스로 되는 일은 없더라"라면서 "꿈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신화를 쓴 2002년 대표팀 멤버 차두리 감독과 이영표 위원도 힘을 보탰다.

차두리 감독은 "영표 형과 함께 대한민국 축구 선수 중 월드컵에 가장 가까이 갔던 사람"이라고 먼저 남다른 의미를 전하고는 "저는 지금 감독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 후배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고 더 좋은 축구를 해서 언젠가는 우리도 이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그런 순간이 꼭 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대표팀 코치도 지냈던 차두리 감독은 "제일 중요한 거는 선수단과 감독 모두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 서로 간의 신뢰, 믿음이 중요하고 서로가 월드컵처럼 큰 대회에 나가는 것에 대해 즐거워하고 자부심도 있어야 한다"면서 "그렇게 해서 모두가 똘똘 뭉친다면 불가능할 게 없다.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 가면서 좋은 팀을 만들어 가면 분명히 잘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표 위원은 "과거에 아주 (월드컵 트로피) 근처까지 갔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잠시 멀어진 것 같다"고 한국 축구의 현주소를 짚었다.

그러고는 "우리 후배들이 아직 (월드컵 트로피를) 움켜쥔 적은 없지만 계속해서 조금씩 조금씩 흔적을 남기면 월드컵 4강에 갔던 것처럼 어느 순간에는 우리가 기대하기 힘들었던 월드컵 우승도 가능할 거로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구자철 디렉터는 "월드컵을 두 번 뛰었는데 되게 탐이 난다. 너무 들어보고 싶다. 후배들이 계속해서 문을 두드려야 한다"며 후배들에게 지금의 느낌을 오롯이 전해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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