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되면 너희가 꼭"…문기남 전 北 축구대표팀 감독 별세

"통일이 되면 너희가 꼭"…문기남 전 北 축구대표팀 감독 별세

주소모두 0 208 2025.08.11 05:22
이충원기자 구독 구독중
이전 다음
2005년 울산대 감독 취임 직후 인터뷰하는 고인
2005년 울산대 감독 취임 직후 인터뷰하는 고인

[촬영 이상현]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북한 남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뒤 탈북, 한국에서 울산대 감독으로 활약한 문기남(文基男)씨가 지난 9일 오후 10시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0일 전했다. 향년 77세.

1948년 평북 정주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0년 광산업을 하던 부친(문정찬)이 월남하자 외가가 있던 평양에서 자랐다. 1965년 로동자체육단에 들어가 공격수(원톱 스트라이커)로 활약했고, 평양연극영화대학을 졸업했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빠른 발을 앞세워 상대 진영을 휘저었다.

1965년 북한 U-20 국가대표팀에 선발됐고, 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는 축가 국가대표팀 일원으로 참가했다.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월남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불순세력'으로 몰려 량강도로 추방됐다. 이후 복권돼 국가대표팀에 다시 합류했다가 1981년 국가보위부 5국 소령 및 은파산체육단 선수 겸 감독이 됐다.

1990년 U-20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아 아시아 청소년 축구 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이끌었고, 1991년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대회(포르투갈) 남북 단일팀 북측 코치로 합류, 8강 토너먼트 진출에 일조했다. 이후 북한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부임, 199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축구 선수권 대회 준우승을 만들었다. 1999∼2000년 북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지만 2000년 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2000년 9월 리정만과 교체됐다. 이후 북한축구연맹 경기처 상급부원(기술위원)으로 활동했다.

2003년 8월 부인과 자녀 4명을 데리고 탈북한 뒤 2004년 1월 한국으로 귀순했다. 아들 문경근씨는 "아버지는 (국제경기 같은 데 나가서) 한국 사회의 모습을 알게 되니까 북한 제도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고, 자식들이 이곳에서 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오래전부터 탈북을 생각하고 중국에 있는 친구들한테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2005년 울산대 감독에 취임, 그해 전국체전에서 팀의 준우승에 기여했고 지도자상을 받았다. 2009년까지 지휘봉을 잡은 뒤 2010년 울산과학대 여자 축구부 고문으로 위촉됐다. 감독으로서는 세계적인 공격 축구 흐름을 선호했다.

장남(문경민)과 차남도 북한에서 축구 선수로 활약했고, 장남은 귀순 후 한 때 축구 심판으로 활동했다. 장남은 한국에서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차남은 서강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문경근씨는 "아버지는 곧 남북통일이 될 거고, 그때는 저희(자녀들)가 고향에 가서 남북한의 가교로 활약해야 한다고 생각하셨다"며 "그래서 한국에서 꼭 대학에 들어가야 하고, 여기서 배운 걸 가지고 북한의 정착을 도우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유족은 부인 이창실씨와 2남2녀(문경민<개인사업>·문경희·문유진·문경근<서울신문 기자>) 등이 있다. 빈소는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201호실(10일 오후부터 조문 가능), 발인 12일 오전 5시. ☎ 02-2262-4811

[email protected]

※ 부고 게재 문의는 팩스 02-398-3111, 전화 02-398-3000, 카톡 okjebo, 이메일 [email protected](확인용 유족 연락처 필수)

Comments

번호   제목
58428 제주 골프장 40곳, 사용불가 농약 미검출…안전기준 준수 골프 2025.08.12 220
58427 C.팰리스 일부 팬, 조타 추모 묵념 방해…판데이크 "실망했다" 축구 2025.08.12 229
58426 배민해 야구육성 사관학교 운영이사, 12일 잠실구장서 시구 야구 2025.08.12 246
58425 김경문 한화 감독이 살피는 '손아섭·안치홍' 동반 출장 가능성 야구 2025.08.12 238
58424 [프로야구] 12일 선발투수 야구 2025.08.12 228
58423 골프연습장협회, 9월 18일 제46기 골프지도자 선발대회 골프 2025.08.12 216
58422 PGA PO 1차전 공동 3위 셰플러, 최종일엔 임시 캐디 고용 골프 2025.08.12 219
58421 EPL 본머스, 센터백 디아키테 영입…"구단 역대 2위 이적료" 축구 2025.08.12 219
58420 다음달 프로배구 컵대회, 외국인 선수 출전 허가로 '가닥' 농구&배구 2025.08.12 230
58419 김해·용인·파주 회원가입 승인…내년 K리그2 17개 팀으로 축구 2025.08.12 222
58418 U-21 여자배구, 세계선수권서 도미니카共 완파하고 16강 진출 농구&배구 2025.08.12 220
58417 2025 제천 전국 유소년 클럽 배구대회서 도안중 우승 농구&배구 2025.08.12 215
58416 [광주소식] 프로농구 이정현 선수, 광주고에 발전기금 농구&배구 2025.08.12 210
58415 손 떠나고 황소도 위태…한국인 프리미어리거 '0명' 되나 축구 2025.08.12 216
58414 커뮤니티실드 패장 리버풀 슬롯 "수비 조직 새로 적응해야" 축구 2025.08.12 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