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일 만의 선발' 리베로 김채원, 임명옥 공백 메운 철벽 수비(인천=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오늘 경기에서 김채원 선수가 잘해줬습니다. 리시브 커버도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지난 시즌에 거의 풀로 뛰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은 문제가 없고, 경기 감각도 점점 좋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사령탑인 여오현(48) 감독대행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2025-2026 V리그 원정경기에서 3-0 완승을 지휘한 뒤 리베로 김채원(29)의 경기 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채원으로선 올 시즌 첫 선발 출전이었다.
지난 2024-2025시즌에는 33경기(124세트)에 주전으로 뛰었던 김채원은 시즌 후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40)이 이적해오면서 백업 신세가 됐다.
이날 직전까지 올 시즌 25경기에 나섰지만, 온전하게 선발로 출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채원이 다시 선발 중책을 맡게 된 건 임명옥이 뜻밖의 부상을 당하면서다.
여자부 7개 구단 '최고의 리베로'(최리)로 손꼽히는 임명옥이 지난 2일 GS칼텍스전에서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부상으로 수술대 위에 오르면서 시즌을 접었다.
이에 따라 김채원이 이날 경기에서 처음 선발 리베로로 출격했다. 지난 시즌 막판이던 작년 3월 16일 GS칼텍스전 이후 무려 327일 만이다.
프로 9년 차인 그는 오랜만의 선발 출격에도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그는 11차례 리시브 시도 중 4차례 정확을 기록하며 효율 36.36%를 작성했다.
상대 팀 흥국생명의 도수빈(리시브 효율 28.57%)과 신연경(16.67%)보다 좋은 기록이다.
특히 그는 상대 공격수의 공을 받아내는 디그에선 8개 모두 완벽하게 걷어 올리는 등 안정적인 수비로 IBK기업은행이 3-0 셧아웃 승리를 하는 데 디딤돌을 놨다.
그는 경기 후 "(임)명옥 언니가 빠진 상황이라서 중요한 경기였는데 초반에는 긴장해서 다리가 떨리기도 했다"면서 "경기하면서 자신감이 생겨 수비 범위를 넓게 가져갔다"고 올 시즌 첫 선발 출전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리시브를 가장 많이 신경 썼다. 그러나 리시브를 너무 신경 쓰다 보면 범실이 나올 수 있어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보자고 생각해 잘할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부상으로 시즌을 접게 된 임명옥에 대해선 "언니는 배구판에서 레전드다. 전에는 친하지 않았는데 배울 게 많고 스타일도 맞아 좋게 받아들이면서 시너지를 내게 됐다"면서 "(언니가 다쳐)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 상황을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면서 내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책임감도 커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장점으로 "볼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넘어져서라도 따라가는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설명한 뒤 "언니가 '너 자신을 믿으라'고 했다. 팀이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리시브에서 안정된 선수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